2026 베스트 오브 파나마 : 최고가 너머에서 읽는 시장
2026년 BOP는 최고가를 경신하지 않았다. 그러나 평균과 중앙값은 높아졌다. 거래 물량과 가격 분포, 구매자와 생산자의 이름을 따라 최고가 아래에서 일어난 변화를 살펴본다.
MARKET REPORT 001
September 2026
YOUNGJUN CHO
Coffee Research & Observations
Chief Coffee Intelligence (Head of Coffee), EightyPlus Coffee
Founder, Prism Coffee Works
커피 1kg에 얼마까지 지불할 수 있을까. 베스트 오브 파나마의 경매 결과를 접하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대개 최고가다. 평소에 사는 원두와 쉽게 연결되지 않는 가격이고, 숫자만으로도 그 커피가 얼마나 특별한지 상상하게 만든다. 높은 가격은 산지의 이름을 널리 알리고, 한 농장이 만들어 낸 성취를 짧고 강하게 전달한다.
그런데 올해 결과를 보며 내가 더 오래 들여다본 것은 최고가 아래에 놓인 숫자들이었다. 2025년 최고가는 킬로그램당 30,204달러였고, 2026년에는 18,004달러였다. 이 두 숫자만 비교하면 지난해의 열기가 식었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같은 경매에서 거래된 다른 커피들을 함께 보면 그 설명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가장 비싼 커피의 가격은 내려갔는데, 경매 전체의 평균 가격은 오히려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 차이를 이해하려면 기록을 세운 한 로트에서 잠시 시선을 떼어야 한다. 로트는 경매에서 하나의 단위로 판매하는 커피 물량이다. 올해 어떤 로트가 가장 비쌌는지만큼, 나머지 로트들이 어느 가격대에 모였는지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 글은 그 분포에서 출발해 누가 커피를 샀는지, 심사 점수와 생산자의 이름이 가격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그리고 이 작은 경매가 파나마 커피 시장에 어떤 의미를 갖는지 따라가 보려는 시도다.
같은 50개 로트, 줄어든 물량, 늘어난 낙찰액
베스트 오브 파나마, 줄여서 BOP는 파나마 스페셜티커피협회인 SCAP가 주관하는 품질 평가와 경매 프로그램이다. 생산자가 출품한 커피를 심사하고, 선별한 커피를 국제 경매에 내놓는다. 따라서 이곳의 가격은 파나마에서 생산한 모든 커피의 평균 가격이 아니다. 여러 단계의 평가를 통과한 제한된 물량에 구매자가 얼마를 지불했는지를 보여준다.
2025년과 2026년의 경매에는 각각 50개 로트가 나왔다. 달라진 것은 한 로트의 크기다. 지난해에는 20kg씩 총 1,000kg을 판매했고, 올해에는 15kg씩 총 750kg을 판매했다. 거래한 커피의 무게는 25% 줄었다. 그런데 총 낙찰액은 2,861,200달러에서 3,041,940달러로 늘었다. 더 적은 커피가 더 큰 총액에 팔린 것이다.
전체 낙찰액을 전체 무게로 나누면 킬로그램당 가중평균 가격을 구할 수 있다. 무거운 로트가 더 많은 비중을 갖도록 계산한 평균이라는 뜻이다. 올해와 지난해처럼 한 해 안에서 모든 로트의 무게가 같다면 로트별 단가의 단순평균과도 일치한다. 이 평균은 2,861.20달러에서 4,055.92달러로 약 41.8% 상승했다. 최고가만 보면 보이지 않던 변화다.
평균만으로도 설명은 아직 끝나지 않는다. 유난히 비싼 한두 로트가 전체 평균을 끌어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중앙값을 함께 본다. 로트를 가격순으로 줄 세웠을 때 가운데에 놓이는 가격이다. 50개라면 25번째와 26번째 가격의 평균을 구한다. 일부 최고가가 얼마나 멀리 올라갔는지보다 경매의 중간 지점이 어디로 움직였는지 살피기에 유용하다.
Nexo가 경매 결과를 집계한 자료에서 중앙값은 2025년 약 1,093달러에서 2026년 약 2,835달러로 높아졌다. 같은 집계에 따르면 킬로그램당 1,000달러를 넘긴 로트도 30개에서 48개로 늘었다. 평균의 상승과 중간 가격의 상승이 함께 나타난 셈이다. 나는 이 부분이 올해 결과의 중심이라고 생각한다. 고가에 거래되는 커피가 경매표의 맨 위에만 머물지 않고 더 넓은 범위로 퍼졌다는 것이다.

다만 여기서 수요가 얼마나 강해졌는지를 정확한 비율로 계산할 수는 없다. 공급 물량과 출품 커피가 함께 달라졌기 때문이다. 같은 커피를 같은 양으로 내놓고 가격만 비교한 실험이 아니다.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올해의 구성과 물량 아래에서 구매자들이 형성한 가격 분포다. 그 결과를 강한 관심의 신호로 읽을 수는 있어도, 평균이 오른 만큼 시장 수요가 늘었다고 바꾸어 말할 수는 없다.
한두 개의 기록이 차지하던 자리
전체 낙찰액이 어디에 모였는지 보면 이 변화가 더 또렷해진다. 2025년 가장 비싼 두 로트는 모두 아시엔다 라 에스메랄다의 커피였다. 두 로트의 낙찰액을 합하면 전체의 약 37.6%였다. 경매에서 지불된 돈의 3분의 1이 훨씬 넘는 금액이 단 두 로트에 집중된 것이다.
2026년에는 엘리다 게이샤 토레와 레리다 워터폴이 가격 기준 상위 두 로트였다. 두 로트가 차지한 비중은 약 15.5%다. 여전히 큰 비중이지만 지난해와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상위 두 로트가 덜 중요해졌다는 말이 아니다. 나머지 48개 로트에 배분된 낙찰액의 몫이 더 커졌다는 뜻이다.
이것이 내가 지난해를 기록이 두드러진 경매, 올해를 가격 분포의 변화가 두드러진 경매로 읽는 이유다. 최고가 기록은 시장 밖의 사람에게도 관심을 불러온다. 반면 중간 가격과 낙찰액 집중도는 그 관심이 얼마나 많은 로트의 거래로 이어졌는지 묻게 한다. 기록의 높이와 거래의 폭은 서로 다른 질문에 답한다.

물론 이 비중이 낮아졌다고 생산자 사이의 격차가 줄었다고 바로 결론내릴 수는 없다. 한 농장이 여러 로트를 출품할 수도 있고, 낙찰액에서 생산과 경매 준비에 든 비용이 빠진 것도 아니다. 더 넓게 분포한 로트 가격과 더 고르게 분배된 농가 소득은 다른 문제다. 이 경매에서 관찰한 변화를 말할 때에도 그 경계를 지킬 필요가 있다.
지난 기록을 함께 읽는 이유
시간을 조금 더 길게 놓으면 올해의 가격이 갑자기 생긴 것은 아니라는 점도 보인다. Daily Coffee News의 당시 보도에 따르면 2017년 BOP의 전체 평균은 파운드당 61.98달러였다. 킬로그램으로 바꾸면 약 137달러다. 2024년에는 파운드당 627.27달러, 약 1,383달러까지 높아졌다. 이어 2025년과 2026년에는 각각 킬로그램당 약 2,861달러와 4,056달러가 기록됐다.
숫자의 크기는 분명한 변화를 보여주지만, 이를 같은 상품의 가격이 몇 배 올랐다는 식으로 읽는 것은 조심스럽다. 과거와 지금의 경매는 카테고리와 물량, 출품 구성이 같지 않다. 예전에는 게이샤·파카마라·전통 품종 등을 구분하던 방식이 있었고, 현재는 게이샤 워시드·게이샤 내추럴·버라이어털이라는 구성을 사용한다. 연도별 평균은 그해 경매에 오른 커피 묶음의 평균이다.
마트에서 매년 똑같은 상품 몇 가지를 골라 가격을 비교하는 경우와는 다르다고 생각하면 쉽다. 상품의 종류와 수량이 달라진 장바구니를 비교하면, 가격 변화와 구성 변화가 함께 들어간다. BOP의 장기 평균도 그렇다. 따라서 지난 10년을 하나의 정밀한 가격지수로 제시하기보다, 파나마 최상위 경매 커피의 거래 수준이 달라져 온 배경으로 읽는 편이 적절하다.
그 배경 안에서 올해의 결과가 흥미로운 이유는 최고가 경신이 없었는데도 평균과 중간 가격이 높아졌다는 데 있다. 한 농장의 기록을 다음 농장이 교체하는 이야기만으로는 이 변화를 설명하기 어렵다. 무엇이 경매표 전체를 더 높은 가격대로 옮겨 놓았는지 질문해야 한다.
오래 이어진 경매가 알려주는 것
올해 경매는 파나마 현지 시각으로 9월 23일 오후 6시에 시작해 다음 날 오후 1시 30분에 끝났다. 19시간 30분이다. 입찰 수도 지난해 18,988회에서 올해 24,544회로 늘었다. 참여가 활발했다는 점은 알 수 있지만, 경매 시간이 길어진 원인을 이것만으로 확정하기는 어렵다.
입찰 수는 서로 다른 구매자의 수와도 다르다. 한 구매자가 여러 차례 가격을 제시할 수 있고, 특정 로트에서 입찰이 반복될 수도 있다. 전체 입찰 수와 종료 시각은 활동의 규모를 보여주지만, 어느 로트에서 언제 경쟁이 집중됐는지까지 보여주지는 않는다. 그 설명에는 로트별 입찰 시각과 경매 연장 규칙, 참여 기록을 함께 확인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원문을 쓸 때부터 이 부분은 섣불리 하나의 이야기로 정리하고 싶지 않았다. 물량이 줄고 여러 로트의 가격이 높아졌다는 결과와, 경매가 왜 그만큼 오래 이어졌는지에 대한 원인은 구분해야 한다. 결과표에서 알 수 없는 부분을 남겨 두는 것이 오히려 다음에 무엇을 조사해야 할지 분명하게 만든다.
누가 샀는가,
그리고 어디에서 마시게 될 것인가
구매자의 지역 분포를 보면 올해 결과를 조금 다른 각도에서 읽을 수 있다. SCAP에 따르면 이번 경매에는 21개국에서 83명의 입찰자가 참여했고, 최종 낙찰자는 11개국의 29개 구매자였다. 이 가운데 중국으로 분류된 구매자의 낙찰액 비중이 38%, 일본이 16%, 아랍에미리트가 13%, 한국이 10%였다. 발표된 반올림 비중을 합하면 네 곳이 전체의 약 77%를 차지한다.
여기서도 무엇을 세었는지 확인해야 한다. 이는 로트 개수의 비중이 아니라 낙찰 금액의 비중이다. 적은 수의 로트를 사더라도 비싼 커피를 낙찰받았다면 금액 비중은 높아질 수 있다. 구매자 숫자가 많다는 것과 많은 돈을 지불했다는 것은 서로 다른 방식의 참여다.

이를 아시아가 올해 처음 파나마 커피를 발견한 것처럼 설명할 수는 없다. 2017년에도 51개 로트 가운데 37개가 대만·중국·홍콩·일본·태국·인도네시아·한국의 구매자에게 낙찰됐다. 아시아 구매자의 참여에는 이미 긴 시간이 쌓여 있다. 올해 자료에서 읽을 수 있는 것은 그 참여의 시작보다, 낙찰 금액이 어떤 구매자 집단에 집중됐는가이다.
아랍에미리트의 비중도 이 경매를 이해하는 데 함께 보아야 한다. 다만 낙찰자의 소재지와 커피가 최종적으로 소비되는 장소는 같지 않을 수 있다. 공동 구매 후 나누거나 다른 지역으로 판매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 유통을 추적하지 않고 특정 국가의 소비자가 그 물량을 모두 마셨다고 말해서는 안 된다. 구매 결과는 소비의 출발점을 보여주는 자료이지, 최종 소비를 완전히 설명하는 지도가 아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비싼 커피를 구매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한 가지 방식으로만 답하기는 어렵다. 소량의 원두로 판매할 수도 있고, 예약제로 진행하는 테이스팅이나 특별한 메뉴에 사용할 수도 있다. 대회 출전이나 브랜드를 소개하는 대표 상품의 역할을 할 가능성도 있다. 이것들은 가능한 활용 방식이며, 이번 낙찰자들이 모두 그런 목적으로 샀다는 확인된 사실은 아니다.
나는 원문에서 이를 구매자가 그 커피를 통해 얻는 활용 가치라고 설명했다. 똑같은 15kg도 누구에게는 원두 판매 상품이고, 다른 누구에게는 고객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안할 기회가 될 수 있다. 그 차이가 지불 의사와 연결될 가능성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다만 실제 판매 가격과 사용 방식, 비용을 확인하지 않고 수익성이 있었다고 결론내릴 수는 없다.
점수는 가격의 출발점이지만 가격표는 아니다
품질 평가와 낙찰 가격을 나란히 놓으면 이 질문은 더 구체적이 된다. 게이샤 워시드 부문에서는 엘리다가 96.25점으로 1위, 엘 페르가미노가 96.00점으로 2위, 에스메랄다가 95.25점으로 3위였다. 그런데 경매에서 에스메랄다는 킬로그램당 10,014달러, 엘 페르가미노는 Nexo 집계 기준 9,936달러에 거래됐다. 심사 점수의 순서가 가격 순서와 완전히 같지는 않았다.
이 차이를 곧바로 농장 이름에 붙은 프리미엄이라고 부르기는 어렵다. 두 가격의 차이는 크지 않고, 비교하는 커피도 단 두 개다. 향미와 물량, 구매자의 선호, 입찰 당시의 경쟁 등 다른 조건을 충분히 분리하지 못했다. 확인한 것은 점수의 순서와 가격의 순서가 일치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그 이유를 특정 농장의 명성 하나로 설명하는 것은 그다음의 가설이다.
그러나 질문 자체는 중요하다. 이미 높은 수준의 심사를 통과한 커피들 사이에서 구매자는 무엇을 추가로 보고 있을까. 농장을 알고 있다는 점, 이전 수확의 커피를 경험했다는 점, 고객에게 생산자의 이야기를 설명하기 쉽다는 점이 선택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런 가능성을 연구하려면 비슷한 점수와 같은 카테고리의 커피를 여러 해에 걸쳐 비교해야 한다. 생산자의 이름이 가격과 얼마나 관련되는지, 그 관계가 다른 조건을 고려해도 남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게이샤 내추럴 1위인 레리다 워터폴도 이 질문을 이어 가게 한다. 95.63점으로 부문 1위를 차지했고, 경매에서는 킬로그램당 13,505달러로 전체 두 번째 가격을 기록했다. 품질 평가와 시장의 높은 평가가 함께 나타난 사례다. 나는 레리다와 개인적인 인연이 있기 때문에 이 결과를 읽을 때에도 한 사례에 지나친 의미를 부여하지 않으려 한다. 인연이 결과의 원인을 설명해 주는 것은 아니다.
내가 여기서 관심을 갖는 것은 좋은 평가와 축적된 생산자 정체성이 함께 작동할 가능성이다. 농장이 어떤 커피를 만들어 왔는지, 그 이름이 구매자에게 어떤 기대를 형성하는지를 가격 분석의 질문으로 포함하는 것이다. 그것은 품질을 덜 중요하게 본다는 뜻이 아니다. 높은 품질을 통과한 뒤의 선택이 어떤 정보 위에서 이루어지는지 더 구체적으로 보려는 일이다.
심사위원들이 말한 깨끗함을 어떻게 읽을까
숫자와 함께 올해 심사에서 사용된 언어도 살펴볼 만하다. 워시드와 내추럴은 커피 열매를 수확한 뒤 씨앗을 얻고 건조하는 가공 방식의 큰 구분이다. 대체로 워시드는 과육을 제거하고 점액질을 처리하는 과정을 거치며, 내추럴은 열매 상태로 건조한다. 실제 과정에는 다양한 변형이 있으므로 이름만으로 한 잔의 맛을 단정할 수는 없다.
SCAP의 국내 심사 보도에서 Rachel Peterson은 워시드 게이샤의 재스민·복숭아·베르가모트 같은 특성과 깨끗한 표현을 강조했다. Janet Janson은 내추럴에서 보다 고전적인 표현으로 향하는 경향을 언급했다. 이 발언들이 흥미로운 이유는 가공의 존재감 자체보다 품종과 산지의 특성이 얼마나 또렷하게 드러나는가에 관심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깨끗하다는 표현을 향이 약하거나 단순하다는 뜻으로 이해할 필요는 없다. 이 글에서 주목하는 것은 서로 다른 향미를 구분해 읽을 수 있다는 평가의 방향이다. 강렬한 인상이 있더라도 다른 특성을 가려 버리지 않는지, 과일과 꽃의 향이 어떻게 함께 드러나는지 살피는 질문으로 이어진다. 가공이 얼마나 눈에 띄는지와 가공이 결과에 얼마나 잘 기여했는지는 같은 기준이 아니다.
그렇다고 이 발언만으로 소비 시장 전체가 특정 가공법에서 돌아섰다고 선언할 수는 없다. 국내 심사의 카테고리 전반에 대한 관찰이며, 최종 경매 로트 각각을 로스팅하고 추출한 뒤의 소비자 반응도 아니다. 다른 해에 생산한 같은 농장의 커피 노트를 올해 로트의 설명으로 가져와서도 안 된다. 실제 로트의 후속 시음과 판매 자료가 쌓이면, 심사에서 높이 평가한 특성이 구매 이후 어떻게 전달됐는지 비로소 비교할 수 있다.
게이샤 밖에서도 만들어지는 가격
버라이어털 부문은 이 시장의 폭을 생각하게 하는 또 다른 지점이다. 여기서 버라이어털은 게이샤가 아닌 다른 품종의 커피를 다루는 부문이다. 올해 알티에리가 93.63점으로 1위를 차지했다. Nexo의 집계에서 이 부문 10개 로트의 평균 가격은 킬로그램당 약 1,945달러였고, 게이샤 40개 로트는 약 4,584달러였다.
차이는 여전히 크다. 이 결과를 게이샤의 시대가 끝나고 있다는 신호로 읽기는 어렵다. 동시에 약 1,945달러라는 평균은 다른 품종을 단지 더 저렴한 대안으로만 설명하기에도 높은 수준이다. 게이샤와 다른 향미를 가진 커피가 자기 자리를 만들 수 있는지 살펴볼 이유가 된다.
다른 품종을 평가할 때 게이샤와 얼마나 닮았는지만 묻는다면, 그 품종은 언제나 비교 대상의 뒤에 놓이게 된다. 라우리나나 파카마라 등 다른 품종이 제공하는 경험을 그 자체로 설명할 수 있을 때 선택의 폭도 넓어진다. 올해 가격이 그런 시장의 정착을 입증했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지속적으로 관찰할 만큼 의미 있는 거래가 형성됐다는 해석은 가능하다.
SCAP는 올해 버라이어털 출품작에 게이샤가 포함되지 않았는지 확인하는 유전적 검사를 시행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카테고리의 경계를 관리하는 조치다. 나는 이를 다른 품종의 성취를 독립적으로 읽을 수 있게 하는 조건으로 본다. 검사 사실이 감각적 차이나 시장 가치를 자동으로 증명하는 것은 아니지만, 무엇을 비교하고 있는지 분명하게 하는 데 의미가 있다.
750kg의 경매를 파나마 전체로 넓혀 읽지 않기
지금까지의 숫자는 인상적이지만, 물량을 다시 떠올릴 필요가 있다. 이번 경매에서 거래한 생두는 모두 합쳐 750kg이다. 매우 엄격하게 선별한 한정 물량의 결과다. 킬로그램당 4,055.92달러라는 평균을 파나마 게이샤의 일반적인 도매 가격으로 사용할 수 없는 이유다. 경매 낙찰액을 생산자의 순소득으로 바꾸어 말할 수도 없다.
그렇다고 작은 물량이 작은 의미만 갖는 것은 아니다. 대표적인 경매의 결과는 생산자의 이름을 알리고, 구매자가 기대하는 품질 수준과 가격에 대한 대화를 바꿀 수 있다. 다만 그 영향이 일반 거래에 어느 정도 전달됐는지를 알려면 경매 밖의 자료가 필요하다. 더 큰 물량이 어떤 가격에 거래되는지, 구매가 반복되는지, 생산자의 비용과 수익은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함께 확인해야 한다.
이 지점에서 나는 BOP의 역할을 세 가지 거래 방식과 함께 생각해 보고 싶다. BOP는 공통의 심사와 공개 경매를 통해 품질을 비교할 기준을 제공한다. 농장 자체의 한정 판매나 경매는 생산자의 이름을 중심으로 구매자와 만나는 자리가 될 수 있다. 장기적인 직접 거래는 보다 큰 물량과 반복 구매의 조건을 협의하는 관계로 이어질 수 있다. 이는 시장을 해석하기 위한 구분이며, 모든 농장이 같은 구조로 운영된다는 뜻은 아니다.
가령 소량의 경매 커피로 생산자를 소개하고 이후 다른 로트의 거래를 이어 가는 방식도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이것 역시 가능한 사업 구조이지, 이번 구매자들이 실제로 그렇게 수익을 냈다는 결론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고가의 한 로트에 농장과 구매자 사이의 관계 전체를 대표하게 하지 않는 일이다. 첫 만남의 의미와 지속되는 거래의 조건은 각각 확인해야 한다.
다음 기록보다 다음 분포를 기다린다
내년에 누군가 킬로그램당 30,204달러를 넘는다면 다시 큰 관심을 받을 것이다. 나도 그 결과가 궁금하다. 다만 올해의 변화를 이해하기 위해 더 기다리고 싶은 것은 경매의 중간과 아래쪽 가격이 유지되는지다. 중앙값과 함께 가격순으로 아래에서 25%, 75%에 해당하는 지점을 보면, 중간 절반의 로트가 어떤 범위에서 거래됐는지 알 수 있다.
게이샤와 버라이어털의 낮은 가격대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상위 몇 개 로트에 낙찰액이 다시 집중되는지도 볼 필요가 있다. 구매자 측에서는 같은 구매자가 다음 해에도 돌아오는지, 특정 국가로 분류된 낙찰액 비중이 이어지는지가 궁금하다. 생산자 측에서는 비슷한 점수의 커피 사이에서 반복되는 가격 차이가 있는지 살펴보고 싶다. 어느 질문이든 한 번의 경매보다 이어지는 기록이 더 많은 것을 알려준다.
그리고 결국에는 커피가 실제로 어떻게 마셔졌는지로 돌아가야 한다. 경매 결과는 구매자가 지불한 가격을 알려준다. 그 커피를 받은 뒤 어떤 방식으로 로스팅하고 소개했는지, 마신 사람들이 무엇을 발견했는지는 별도의 자료다. 심사 점수와 높은 가격, 생산자의 이야기가 최종적인 한 잔 안에서 어떻게 연결됐는지 확인하는 일이 남아 있다.
올해 BOP는 최고가 기록을 바꾸지 않았다. 대신 높은 가격이 머무는 범위가 달라졌음을 보여주었다. 나는 그 변화를 품질의 중요성이 줄었다는 뜻으로 읽지 않는다. 높은 품질을 전제로 생산자에 대한 기대와 희소성, 구매 후의 활용 가능성이 함께 읽히는 시장이라는 질문으로 받아들인다.
그래서 좋은 커피의 가치를 이야기할 때 최고가 옆에 평균과 중앙값을 놓고 싶다. 생산자의 이름 옆에는 확인할 수 있는 이력을, 구매자의 낙찰액 옆에는 이후의 사용과 평가를 놓고 싶다. 기록이 관심을 열어 준다면, 그다음의 자료는 그 관심을 이해로 바꿔 준다. 내가 다음 BOP에서도 계속 따라가고 싶은 것은 그 과정이다.
Notes & Sources
이 글은 2026년 9월 26일 공개한 영문 리포트를 한국어 독자를 위해 재구성한 것이다.
First published: September 2026
Youngjun Cho
Notes & Sources
[1] Best of Panama Auction 2025 — “Canvas of Terroir.”
Primary auction record used for the 2025 lot size, 18,988 bids, US$2,861,200 total value, US$2,861.20/kg weighted average and US$30,204/kg highest price.
[2] Best of Panama Auction 2026 — “Timeless Resonance.”
Primary auction record used for the 2026 lot-level results, 24,544 bids, US$3,041,940 total value, US$4,055.92/kg weighted average, US$18,004/kg highest price and 15kg lot size.
[3] Nexo — Best of Panama 2026 auction analysis.
Used for lot-level distribution calculations: US$2,835/kg median in 2026 vs US$1,093/kg in 2025, 48 of 50 lots above US$1,000/kg, category averages, and top-two revenue concentration of approximately 38% in 2025 vs 16% in 2026. nexo.la
[4] Daily Coffee News — historical Best of Panama auction reporting.
Used for historical market context, including the 2017 average of US$61.98/lb and Asian buyer participation, the 2018 average of US$98.68/lb, the 2019 auction average above US$100/lb, and the 2024 weighted average of US$627.27/lb. Daily Coffee News by Roast Magazine
[5] Specialty Coffee Association of Panama — 2026 post-auction release.
Used for 2026 buyer participation, buyer-country value shares, Lérida’s US$13,505/kg result, and the US$10,014/kg and US$10,024/kg prices for Hacienda La Esmeralda’s Washed and Natural Geishas. Scap Panama
[6] Specialty Coffee Association of Panama — 2026 competition results.
Used for final competition scores and rankings: Elida Estate 96.25 in Geisha Washed, Lérida 95.63 in Geisha Natural, and Altieri 93.63 in Varietals, along with the remaining podium positions. Scap Panama
[7] Specialty Coffee Association of Panama — 2026 national cupping reports.
Used for sensory observations including jasmine, peach, bergamot, stone fruit, citrus, clean processing expression and the reported move toward more classic Natural profiles. Also used for SCAP’s controls around varietal identity. Scap Panama
[8] Best of Panama historical auction records, 2017–2021.
Primary records used to verify changes in category structure and auction presentation over time.
*This is a living report. Buyer releases, post-roast sensory feedback and additional auction analysis will be added as reliable data becomes available.